라스트 베어

#도서협찬 #라스트베어
저자 #해나골드 그림 #레비핀폴드
출판사 #창비교육
2022년 3월 18일 발행
원서 The Last Bear 2021년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살 곳이 없어진다는 얘기를 들은 지 오래다. 뉴스나 관련 다큐도 보지만 사람들이 계속 관심을 갖기란 어렵다. 아무래도 우리 눈 앞에서 보이는 일은 아니니까. 코로나로 더욱 힘들어진 시기엔 순간의 이익과 내 자신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빙하는 녹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쓸 때 자신이 사랑하는 동물, 아이에 대해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지구를 향한 열정까지. 그는 뜨거운 마음으로 북극곰 베어와 에이프릴이라는 열한 살 소녀를 만들었다.
<라스트 베어>는 에이프릴과 베어의 우정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동물과 인간의 우정을 다룬 이야기는 이전에도 많이 나왔다. 이 책이 다른 점은 이 시점에서 중요한 환경 보호를 구호를 외치는 게 아니라, 인간과 동물의 우정으로 그리고 독자가 감동받고 실천하게 만드는 거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에이프릴은 6개월 동안 아버지와 함께 베어 아일랜드에서 지내기 시작한다. 그 곳은 북극권에 위치해 있는 곳으로 기후를 측정하는 연구원만 드나드는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다. 모험을 기대했던 에이프릴은 아버지가 연구로 밤낮으로 바빠 자신과 같이 있을 시간이 별로 없어 실망하다가 섬을 탐험하게 되고, 아주 큰 북극곰을 만난다.
이 이야기는 허구이고 저자가 북극곰을 실제로 본 건 아니지만 그는 어렸을 때 부터 좋아했던 동물들을 바탕으로 베어 아일랜드를 무대로 삼은 둘의 우정은 실감나게 그렸다. 에이프릴이 식량도 갖다주고 위험에 빠진 곰을 도와주지만 이 책은 사람이 동물을 도와줘야 한다는 내용만 다루지 않아서 좋았다. 곰의 포효를 대화로 생각하고 자신도 열심히 연습하는 에이프릴, 곰의 등에 타고 섬의 이곳 저곳을 다니는 모습은 꼭 영화처럼 그려졌고 나도 신이 났다. 흑백 드로잉같은 일러스트도 전시회에 온 것처럼 하나의 작품 같고 글을 실감나게 때론 절절하게 받쳐주고 있어 좋았다.
인간도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지구를 빌려 쓰는 거다. 하지만 인간은 동식물 보다 에너지 소비도 오염도 많이 하고 있다. 환경책을 읽으면서 난 뭘 할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진 때도 있었지만 요즘엔 하나씩 실천하려고 한다. 아이 옷 외에는 옷도 꼭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 않고, 세탁세제, 샴푸, 수세미 등도 바꿨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에이프릴과 같은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를 보여주고 싶다. 이젠 늦었다 손 놓기 전에 할 수 있는 걸 하나라도 모두 실천하길. 그래서 소설을 읽는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니까.
초 고학년 부터 양육자와 아이과 같이 읽고 대화하기 좋은 책이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책 속에서 둘의 포효를 들을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