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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지만 없는 아이들

솔빛시인 2022. 4. 17. 22:24



이전에 현장 실습생들의 노동 문제를 다룬 #알지못하는아이의죽음 을 읽었을 때도 느꼈지만 은유 작가의 논픽션은 모든이에게 열린 문 같다. 어렵지 않고 감정에 무조건 호소하지도 않는다.

이 책은 미등록 이주 아동 문제를 다루고 있다. 부모의 선택으로 한국에서 태어나거나 어릴 때부터 자라난 아이들. 그들은 부모 나라의 말도 못 한다. 학교도 여기서 다녔다. 근데 이 나라에서 어떤 등록도 하지 못한다. 통장도 카드도. 여행 보험도 들지 못하고 취업도 힘들다.

이야긴 어렵지 않다. 은유 작가가 이 책을 요약해준 서문을 지나면. 미등록 이주 아동들. 부모. 관련 운동가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목소리 그대로 담아냈다.

우리나라는 지금 최저 출생률을 기록하고 있고. 이미 다인종 국가로 들어섰다. 이민자들.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 곳에서 정착하길 원한다면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을 상황이 아니라는 거다. 우리를 위해서도. 이기적으로 생각해도 말이다. 하지만 우린 그럴 의무도 있다. 이 지구라는 곳에서 같이 살기 때문에.

어떤 사회문제가 이슈가 되면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고 기다려야 한다던가. 다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그러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동시에 해결해 나가야 한다. 모든 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한평생 이 나라에서 살아온 아이들을 내쫓기 전에 말이다. 출생률이 1도 안되는 나라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다 배척한다면 아마 지구가 소멸하기 전에 우리나라가 없어질지도 모른 다는 생각. 그건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