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얼티프리


크루얼티 프리
#도서협찬 #크루얼티프리
저자 #린다뉴베리
출판사 #사계절출판사
나는 지구에 사는 인간으로 죄가 많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게 두려웠다.
하지만 기후 위기가 턱 밑까지 올라왔다, 아니 이미 시작됐다고 생각하기에, 이 책을 두렵지만 떨리는 마음으로 읽었다.
저자는 어린이, 청소년 소설 작가로 오랜 시간 환경 단체를 후원하고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목 크루얼티 프리 란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이란 뜻이다. 제목도 생소하고 내가 잘못한 것만 생각하다가 서문부터 빠져서 즐겁게 읽었다.
기후 위기가 즐겁다?! 라니 맞지않는 표현 같지만 작가는 심각한 현실을 얘기하면서도 계속 기운을 북돋아준다. 난 반려 동물을 키우지 않고, 사실 동물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항상 마음 찔리는 게 있었는데, 책에서 내 인생 지표로 삼을 문장을 발견했다.
“공정함을 지키고 잔인한 행동을 하지 않으려는 모든 이를 위한 선택이다.” P.21
그렇다. 난 인간이 어떤 생물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지구를 함부로 쓰고 훼손한 인간이기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 내가 이런 마음이었구나 책 초반부터 작가가 이건 이런 책이라고 확실히 얘기해줘서 좋았다.
작가는 먹고, 입고, 쓰고 버리는 거의 모든 범위의 이야기를 하지만 어렵지 않다.
왜 채식은 하냐고 묻지만, 고기는 왜 먹냐고 묻지 않는지 의문을 던지고, 패스트 패션, 동물원 존속 논란에 대해 쉽지만 정확한 언어로 주장한다.
그리고 여러 환경 단체와 우리가 야생 동물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이 책에선 역자가 우리나라 단체들을 소개하고, 옮긴이 주에서도 우리나라 현황에 대해
따로 표기해서 비교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옮긴이의 말도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이유로 다른 종의 희생을 당연히 요구할 권리가 없다. 우리는 지금 우리를 떠받친 세상을 토대까지 뜯어먹고 있는 중이다 .언젠가는 발밑이 허물어질 것임을 알지 못한 채.”
작가가 책 말미에는 딴지를 거는 사람들의 말에 어떻게 대답할지도 알려준다. 작가가 목소리를 보태고 싶지 않냐는 말에 대답하지 않을 독자는 없을 거다. 올해 세탁세제는 알약 모양으로, 수세미도 천연으로 바꾸고 샴푸도 유해하지 않은 걸 찾아서 쓰고 점점 하나씩 바꾸고 있다.
사실 이게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도 했지만 이 책을 읽으며 힘을 얻었다. 나도 모순적인 모습이 있지만 점점 나아지고,
작가가 원래 제목으로 하려고 했던 ‘친절하게 살자, 가볍게 걷자.’를 모토로 삼고 하나씩 해나가기로.
독서 모임에서 읽기도 좋고, 기후 위기라는데 뭘 할 수 있을까 의심이 든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