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층 소녀의 비밀 직업


#도서협찬 #아래층소녀의비밀직업
저자 #스테이시리 옮김 #부희령
출판사 #우리학교
어렸을 때 이런 책을 읽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꼭 십대가 된 것 마냥 얼굴이 달아오르고 손을 꼭 움켜쥐었다가, 한숨 쉬다 웃다 코끝이 찡해졌다.
아이 밥 준비하다가도 잠깐 틈나는 시간에도 손을 놓을 수 없는 재미와 감동까지.
책띠에 있는 찬사가 괜한 게 아니었다.
제목의 아래층 소녀는 조 콴 이란 이름의 중국인 열일곱살 소녀다.
그는 모자 디자인을 하고 싶단 꿈이 있었으나, 결국 모자 가게 에서 잘리고 가고 싶지 않았던 자신이 자랐던 페인씨 집 하녀로 다시 들어간다.
자신을 돌봐주는 올드 진, 친구인 같이 일하는 노에미 등이 있으나 조는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지 않는다.
옳은 말은 못 참고, 자신의 주장을 할 줄 알고 하는 소녀. 그가 몰래 ‘스위티’라는 가명으로 칼럼을 쓰기 시작하고 그 칼럼이 유명해지며
예기치 않던 일이 벌어진다. 과연 조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작가인 스테이시 리는 중국계 미국인 4세로, 역사 배경, 판타지적인 요소를 포함한 소설을 잘 쓴다고 한다.
이 작품이 첫 번역작이라 다른 작품들은 모르지만 이 책만 봐도 훌륭한 작가라고 느꼈다.
1890년 여성 참정권 운동이 펼쳐지는 미국 애틀란타를 배경으로 인종 차별, 성 차별 등을 재밌지만 가볍지 않게 그리며
캐릭터와 이야기, 문장 등이 재미있으면서 호흡 조절도 좋고 마지막 감동까지 다 잡았다.
조와 네이선의 로맨스도 좋고, 요란스럽지 않고 숨기지만 숨길 수 없는 감정 묘사가 독자를 설레게 한다. 이 점에선 루이자 메이 올컷이나 제인 오스틴이 생각나기도 했다.
중국인 소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면서 그 시대의 부조리를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이 점이 결말에 이르러 더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
요즘 여성 서사가 우리나라에도 많이 나와서 좋은데, 이 책도 그런 의미로 청소년들이, 특히 여학생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자녀나 조카에게 꼭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오랜만에 십대 시절로 돌아가 그때 명작 소설을 읽고 잠 못 이루던 생각이 나서 고맙고 행복했다.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나오면 꼭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