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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사 사회

솔빛시인 2023. 3. 3. 21:03

각자도사 사회

#도서협찬 #각자도사사회
저자 #송병기
출판사 #어크로스

#존엄한죽음 #생애말기 #한국사회 #불평등

출간 전 출판사 피드에서 본 키워드.

바로 읽고 싶다! 읽어야한다! 생각했다.
요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좀 키우고 좀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 읽기 시작한 페미니즘 책.
그 책들은 장애와 질병, 돌봄 문제로 이어졌다.
작년 하반기에 #돌봄을돌보는세계 로 알려진 #다른몸들 에서 기획한 강좌들도 들었다.
그 강좌로 내 주변뿐만 아니라, 영케어러, 간호사, 요양보호사, 반려 동물 돌봄, 연구자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고,
안 만큼 답답하기도 했고 또 사회 여러 곳에서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려고 애쓰는 분들이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래서 더 알고 싶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을 하면 되는지.

<각자도사 사회>는 의료윤리학자 송병기 저자가 시사인에 연재한 글들을 중심으로 관련 기고문을 엮은 책이다.
1부에서는 제목대로 각자 죽음을 책임져야 하는 우리 나라 사회를 성찰하고
2부는 저자가 여러 장소에서 죽음을 성찰하고 존엄한 죽음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진다.

이전에 읽은 책들은 주로 환자, 돌봄하는 보호자 등의 입장에서 쓴 책을 봤는데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 돌봄 정책, 그 문제점과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의 입장을 다각도로 알 수 있고
의료 연명 정책, 안락사 관련 법과 정책들의 시작부터 변화까지 시간 흐름대로 알 수 있어 좋았다.

2부 <코로나 19> 챕터에서 코로나 19 사망자 현황을 ‘단수로서의 죽음’ 과 코로나 19사태에 가려진 죽음을 ‘복수로서의 죽음’이라고 명명한다.
복수로 보면 모두 평등하게 죽는 거 같아 보여도 그 안을 들여다 보면, 폐쇄병동에서 죽음을 맞이해 가족들을 제대로 못 보기도 한다.
원인은 코로나 라고 해도 그 죽음은 다 다르고 불평등하다.
코로나 19로 인해 백신 개발이나 관련 서비스 산업등은 확대되지만 반면에 어려운 산업도 있어 불평등은 심화된다.
그래서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은 묻히고, 오히려 코로나 19로 인해 흥한 산업을 기회라고 본다고 저자는 말한다.
누구는 죽지만 그 죽음을 기회로 삼는 사람들. 이 챕터가 씁쓸하면서도 기억에 남았다.

책을 읽는 내내 내가 바라는 죽음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난 스무 살에도 서른 살 이후를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가족이 생겼다.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내가 바라는 죽음은 아이가 독립한 후 되도록 많이 아프지 않고 떠나는 것.
연명치료도 거부할 거고, 가능한 장기가 있다면 장기도 기증하고 하나도 남기지 않고, 안된다면 수목장 정도까지.

하지만 이런 죽음이 어렵다는 것도 안다.
우리나라만큼 의료제도가 잘 되어 있는 나라도 드물다고 하고 죽음은 공평하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대로 죽음은 공평하지 않다.
내가 얼마나 아플지, 돈이 얼마나 들지, 의료진은 누굴 만날지 알 수 없다.
치료받을 수 있는 건 내가 돈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보험도 들고, 건강관리를 한다고 해도 우리 죽음을 미리 알 수 없다.
주변을 둘러봐도 건강한 사람이 하루 아침에 쓰러지기도 하고
저자의 주장대로 우린 주사위를 던진 것처럼 운에 따라 서로의 죽음은 다르다.

저자가 들여다 본 우리 사회는 존엄한 죽음이 불가능하다.
단순히 복지에 힘쓴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 뿐만 아니라 사회 문제로 인식하고 보편적인 복지 체계를 갖추고
시설 관리 등을 국가 차원에서 맡아서 해야 한다 .
지금처럼 요양병원, 요양원 관리도 제대로 안 하면서 맡기고 종교 시설에 기댄다면, 우리는 모두 신뢰를 잃고 사회는 소멸할 수 밖에 없다.

요즘 관련 책과 강의를 들으며 생각한 건 우리는 모두 서로를 돌봐야 한다는 거다.
돌봄은 앞으로 우리 기본 의무이다. 그래서 서로를 돌보려면 정책도 필요하고, 이 모든 건 정치이기 때문에 정치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해야 한다.

나 혼자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으로 그 편견을 깨 보시길.
왜 우리 죽음이 사회적이고 정치적인지 알 수 있다.
참고문헌 포함해, 읽으면서 생각났던 책들로 모임을 꾸려 같이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요즘, 책을 읽기만 해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각자 죽음을 맞이하지 않도록 우리가 조금만 더 어깨를 내어주고 같이 갈 수 있길 바란다.

아래 책 리스트를 보시고 관심있는 분들은 손 들어주시길!
(책은 더 추가되거나 바뀔 수 있습니다.)

#사람장소환대 #실격당한자들을위한변론 #사이보그가되다 #아파도미안하지않습니다 #난치의상상력 #우연의질병필연의죽음 #서로다른기념일 #매일의존하며살아갑니다 #고통에공감한다는착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