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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재능 (김수미, 어떤책 , 2021) 본문

애매한 재능 (김수미, 어떤책 , 2021)

솔빛시인 2021. 7. 13. 04:11

내 상황과 비슷하거나 내 맘 같다는 책을 만나면 오히려 청개구리처럼 그 책에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 빠지면 힘들고 제대로 읽지 못할까봐. 이 책도 그랬다. 작가는 애매한 재능으로 할 수 있는 걸 하며 살아왔다고 말한다. 글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극작을 전공하고 신춘문예도 내고, 연극도 하고 방송일도 하면서. 아이 셋을 키우며 집 한 켠 작업실에 먼지만 쌓여갈 때 동료 작가와 100일 글쓰기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시간이 이 책의 바탕이 되었다.

마지막 챕터를 다 읽고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그렇게 빠지지 않으려던 내가 책에 푹 빠졌다. 아 작가님도 그랬군요. 저도요. 아 진짜 이 일 너무 힘들어요. 어느새 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종종 에세이를 읽을 때 주변인 이야기가 나오면 불편해질 때가 있다. 작가의 진심을 의심하고 싶지 않지만 뭔가 이용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도 작가가 만났던 사람들 지금도 힘이 되는 인연도 꽤 나오는데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고 연대에 깊은 위로받았다.

읽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쓰고 싶은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된다. 요즘 난 유명하지 않은데 추천하는 책은 유명해졌으면 하는 맘에 힘들었다. 이런 고민이 금방 끝나지 않겠지만 그때 그때 할 수 있는 걸 진심으로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도서관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었는데 책을 읽으며 친구가 떠올랐고 선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천재가 아닌 범재로’ 일상을 열심히 채워나가는 모든 친구들을 응원하며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서평은 아이가 만화와 유튜브를 볼 때 읽고 썼습니다. - 작가님 글 패러디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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