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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빛시인의 집

는 없어야 한다. 그런 영화가 있다. 영화적인 성취는 뒤로 하고 감독이 하고자 하는 말이 전면에 드러나는 영화. 이 영화가 그렇다. 예상했고 모르던 내용도 아니라 피하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거 이거라도 하자. 춤추는 소희로 시작해, 춤추며 밝게 웃는 소희로 끝나서 좋았다. 엔딩은 예상했었다. 못하던 걸 해내는 걸로 끝난다는 것도. 누구 하나 죽음을 책임지지 않고, 심지어 소희를 깎아내렸으나 그는 밝고 춤 추는 걸 좋아하고 불의를 못 참고 다만 자신이 일한 몫을 당당히 받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영화를 보며 내가 알고 알았던 얼굴들이 스쳐 지나갔다. 중학교 친구들 반 이상은 실업계인 옆 학교로 진학해 실습을 나갔다. 친구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20년도 훨씬 ..

애프터썬 보는 순간 마음을 확 채가는 영화도 있지만, 애프터썬은 자기만의 속도로 유유히 흘러가 관객과 만나는 영화다. 사람마다 그 지점은 안 올 수도, 다를 수 있지만 난 중반부터 몰입해서 엔딩에선 마스크가 젖을 정도로 울었다. 집에서 가까운 예술영화관은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까지 불을 켜지 않는다. 오늘만큼 그 시간이 고마운 적이 없었다. 스크린을 보며 흐르는 눈물을 닦고 내 마음을 다독였다. 장르마다 그만의 언어가 있다. 문학, 드라마, 연극, 뮤지컬…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시대지만 자기만의 언어를 갖고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 애프터썬은 영화 언어를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아래 영화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영화 보고 읽어주세요. 🙏🏼) 비디오 카메라 필름을 되감는 소리로 시작하며 관객은 그 소..

나에게 미술로 충격을 준 첫 작품은 김창열 화백의 그림이었다. 중학생 때 학교 견학으로 서울 어딘가 전시된 그림을 본 기억. 이게 진짜 물방울이 아니라고?! 그 장면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리고 또 기억할 다큐를 만났다. 뚜렷한 줄거리가 보이지 않아 초반엔 조금 헤맸지만 집중하니 화면 음악, 내레이션 등이 어울어져 엔딩의 여운이 컷다. 반평생 그려온 수많은 물방울이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며 영화를 따라가다 그의 뒷모습에 울컥했다. 시골에서 태어나 광복과 전쟁을 거쳐 남한으로 미국으로 프랑스로. 그는 평생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을 갖고 그림을 그렸다. 아들이 남긴 이 영화는 분명하진 않아도 그래서 영화가 되고. 그의 작품으로 나아가는 길이 된다. 중간에 트로트 부르실 때 아버지 애창곡이라 순간 아버지 얼굴..

eidf가 끝났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틈틈이 챙겨봤고 재미있고 인상 깊은 작품들도 많았다. d-box 한달에 4900원 구독하면 좋은 다큐들 볼 수 있으니 추천한다. 못 본 작품들 보려한다. 아래는 봤던 작품들 정리. 영화 현장에서 계속 일하고 싶어 대학을 가겠다는 주인공을 말리는 가족. 그래서 그는 이혼하기 위해 새아내를 소개시켜줘야 한다. #메이크업아티스트 는 이번 영화제 최고의 화제작이다. 보면서 제발 차라리 영화라고 해줘 라는 마음이 들었던 작품. 캐릭터들이 좋은데 가슴 답답하면서도 코미디 못지 않은 기절초풍하는 장면이 많으니 꼭 보시길. #1억뷰 는 10년 동안 유튜브 스타가 되고 싶었지만 실패한 영상 제작자의 유튜브 역사와 그 안에 유튜브 스타들을 만나고 비법을 배운다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으로..

유일하게 못 보는 영화 장르라 공포라 조던 필 감독 영화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 못했는데 오랜 트친의 추천으로 각오 단단히 하고 아이맥스로 봤다. 화면 사운드 좋아 큰 화면 사운드 좋은 극장 우선 추천. 초반에는 팔걸이를 붙잡고 떨며 보다가. (몇 번 놀람😭) 중반 지나고 소리 지르고 싶을 만큼 재밌게 봤다. 이게 영화지. 👏🏼👏🏼👏🏼👏🏼 영화적 쾌감 뿐만 아니라 감독이 말하는 메시지. (단어로 하자면 인종, 영화, 미디어, 동물 학대 등) 이 섞여 이런 영화가 나오다니. 아무리 레퍼런스가 생각나도 잘만든 영화다. 후반부에 감탄만 하다 마지막에 눈물이 나더라. 아닌 척 닦았지만. 놀이기구를 전혀 못 타는데 타는 사람들은 이런 기분일까 생각이 날 정도로 신났다. 그 안에 메시지를 생각하면 웃을 수 없지만..

지난 번 일본 필름 페스티벌 온라인 상영 때 마지막 10분을 놓친 😂😂영화를 드디어 극장에서 봤다. 스트리밍으로 볼 때보다 집중해서 보니 더 낫고. 그때 5시에 칼 같이 스트리밍 끊겨서 결말이 너무 궁금해서 추천해준 작가님께 ㅎㅎ 물어보고 그랬는데 (안 알려주심. ㅋㅋ) 사무라이 영화를 좋아하는 주인공 맨발의 우당탕탕 영화 제작기. 결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이 달라질 거다. 난 호! 울었다. 이 라스트 씬은 관객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이기도. 영화 보면 2000년대 잘 봤던 영화들이 몇편 떠올랐다. #스윙걸즈 #마을에부는산들바람 애니 #시간을달리는소녀 영화 만드는 영화라는 점에서 #카메라를멈추면안돼 도 생각나고. 내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영화라 일본에서 계속 이런 영화가 나온다..

* 스포가 있으니 영화를 보고 읽어주세요. * 헤어질 결심 얘기할 때마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보는 ~ 이라는 설명이 붙는 감독이 몇 명 있는데 박찬욱 감독도 그 중 하나다. 초기작 빼고, 복수는 나의 것, 리틀 드러머 걸 (이건 원작 먼저 본다고 그러다 아직도 못 봄.;;) 을 제외하고 극장에서 영화를 다 봤다. 그 중 스토커는 꽤 좋아해서 블루레이도 샀다. 이번 영화는 제작 소식이 들렸을 때 부터 기대했는데, 두 배우 때문이었다. 다 좋아하는 배우고, 탕웨이가 나온 만추는 가을 되면 생각나고 극장에서도 여러번 본 영화였기 때문에 두 사람과 감독의 만남이 너무 기대됐다. 게다가 칸에서 좋은 소식도 들리고 기대치가 최고조로 올랐는데 영화제 이후 거의 한 달만에 개봉이라 궁금했지만 또 기대하면 실망하기에 자..

영화 내용이 나오기 때문에 스포가 싫다면 영화를 보고 읽어주세요. 영화를 보고 글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정리할까 고민하다 하루 3초의 영상만 남길 수 있는 양의 모습에 착안하여 몇 가지 단어로 애프터 양에 대해 써봤습니다. 1. 기억 기억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다. 지금 생각나는 영화만 해도 한 번 보고 충격 받고 다시 플레이를 눌렀던 #메멘토 신촌 아트레온 첫 줄에서 양쪽 커플 사이에 앉아 보다가 마지막엔 눈물까지 흘렸던 #이터널선샤인 등등 영화에서 자주 나오는 소재이지만 은 또 다르게 좋았던 영화다. 인간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퇴색된다. 중요한 사건을 기억 못하기도 하고 다르게 기억해서 서로 말을 맞추다 싸우는 경우도 있다. 영화에서 양은 프로그래밍된 테크노 로봇이고 하루의 3초만 영상으로 장치에..

#전체관람가 #전체관람가_숏버스터 #평행관측은6살부터 #홍석재 #공민정 지난 주 예고 볼 때 부터 아 다음주 쉽지 않겠다. 보기 힘들겠다 생각했다. 이 단편은 평행 세계를 서로 이어 대화할 후 있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다큐 감독이었다가 지금은 아이를 잘 키우고 싶어하는 엄마다. 어느 날 다른 평행세계에서 요청을 받고 접속해서 다른 세계의 나를 만나고 다른 나는 아이를 어떻게 키우냐고 물어본다. 현실을 반영한 교육 얘기와 평행관측도 교육에 이용되는 웃을수만 없는 세계. 단편인데도 잘 짜여진 세계관과 공민정 배우의 탁월한 연기에 몰입이 잘됐다. 소품과 장면 하나 하나 의미도 잘 담겨있고 결국 울고 말았다. 아이를 키우며 나는 어디 있는지 그런 생각을 한 번 쯤 했다면 와닿을 수 밖에 없는 영화...

브로커 제작 소식과 예고편을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이 영화가 감독 이전 작품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그 질문이었다. 어제 개봉날 본 것도 스포를 피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빨리 확인하고 싶었다. 기대는 크지 않았다. 공개된 내용만 봤을 때 ‘어느 가족’과 비슷하게 느꼈고 보니까 역시 그랬다. 물론 주제가 완전 똑같다고는 생각 안한다. 그땐 현실을 보여주는 것에 더 집중했다면 ‘브로커’는 다들 이럴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조금 더 따뜻한 영화다. 영화는 중반까지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결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지 모르겠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제외하고 감독의 거의 모든 영화를 봤고 비교하면 이렇게 편집이 튀고 대사가 튄다고 느끼는 것도 처음이었다. ‘어느 가족’은 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