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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빛시인의 집
#우리는아름답게어긋나지 #홍한별 #노지양 #동녘출판사 이벤트로 감사히 받은 책. 워낙 유명한 번역가 분들이라 궁금했다. 한 손에 들어오지만 번역가 두 분의 희노애락이 담긴 책. 처음엔 박장대소 하다가 나중엔 눈물이 맺힌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책. 시각장애인을 위한 표지 설명 부터 편집, 마지막 참조까지 만듦새도 완벽하다. 이렇게 단단하고 사랑스런 책을 만나면 하루 종일 기분 좋다. 번역가의 이야기라 추천하고 싶은 친구 몇 분을 떠올렸다. 번역가는 삶이 번역에 맞춰져있구나 생각했다. 두 작가의 주고받은 편지를 담은 동녘 맞불 시리즈 첫번째 책으로 앞으로 계속 나올 예정. 다음 책은 좋아하는 #안희제 작가 책이라 꼭 볼 거고. 라인업에 #이라영 작가님도 있어 기대된다.
목디스크 치료를 받고 있으니 두껍거나 어려운 책은 아직 힘든 때, 딱 적절한 책이었다. 2021년 한국경제 신문에서 수필 부문에 당선된 작가 유성은의 첫 책. 당선작 ‘인테그랄’은 발표 당시 나도 잘 읽었다. 수학자인 남편과 저자가 만나고 결혼하면서 사는 얘기는 공대생에 개발자인 남편과 비슷해서 공감도 많이했고, 책도 그런 요소가 많았다. 좀 과장을 보태자면 남편도 진짜 일 빼면 생활 측면에선 도움이 별로 안되는..아, 전자기기 구매는 도움이 된다. 주부로서 사는 이야기가 담겨있고, 아이를 키우면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져 있어 나도 요즘 고민하는 부분이라 힘도 얻었다. 남편이 우스개 소리로 당신 같은 엄마는 아마 유일할 거라고. 말한 적 있다. 나쁜 얘긴 아니다. 내가 거의 매일 하소연 한 얘기를 ..
#도서협찬 #세상에없는나의기억들 저자 #리베카솔닛 출판사 #창비 2022년 3월 8일 발행 원서 2020년 Recollections of My Nonexistence 오늘 아침 이 책의 마지막 챕터를 읽는 내내 울었다. 눈물이 많은 나도 잠도 다 못 깬 아침에 눈물이 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난 왜 그렇게 눈물이 났을까. 이 책은 리베카 솔닛의 첫 회고록이지만 서문에서 그는 회고록이자 회고록이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이 겪은 일을 집단적인 맥락 속에서 담았다고. 작가가 젊었을 적 오래 살았던 집을 시작으로, 동네 흑인 사람들, 게이 친구, 미국 원주민 문제를 조사하며 겪은 일, 젠더 문제, 작가로 자리 잡기까지 이야기가 이어진다. 대체로 시간 순서대로지만, 이 책은 제목대로 유명 작가가 되기 전 내용이..
작년에 미국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히고 유명한 책이라, 번역되기 전부터 궁금하면서도 섣부른 기대는 하지 않으려 했다. 영미권에서 인기였던 한국계 작가들 책 중에 나에겐 별로 와닿지 않은 책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책을 읽으며 서너 번 울었다. 내 어머니를 생각한 건 아니었다. 저자가 어렸을 때 높은 데서 떨어져 다치면 그러길래 올라가지 말랬지? 라며 다그치는 자우너의 어머니는 한국 어머니가 분명했으나, 나와 음식에 관련된 경험은 좀 달랐다. 하지만 나도 한국인이라, 첫 챕터부터 쏟아지는 음식 이야기는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두 젓가락이 들고 있는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있는 면. 표지 그림이다. 이 책을 탁월하게 표현한 표지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H마트에만 가면 우는 저자는 과거와 ..
세상에 좋은 책은 많지만 이런 책은 일년에 한 두 번 만날까 싶다. 나에겐 #다다서재 를 알려준 재작년에 읽은 #서로다른기념일 의 짝꿍책인 #목소리순례 를 읽었다. 책에 밑줄 치거나 표시하는 걸 안 좋아해서 포스트잇을 쓰지만 이것도 환경에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요즘 집에 있는 걸 소진하고 있는데 마음 같아선 모든 책장에 다 붙이고 싶었다. 한 문장을 고르기 어려울 때는 위쪽에 붙이는데 이렇게 많이 붙인 건 살면서 처음이다. 이런 책을 만나면 내가 능력이 없고 유명하지 않은 게 아쉬울 정도다. 이렇게 좋은 책은 진짜 많이 읽어야 하는데…. 모 베스트셀러가 700쇄가 넘는게 아니라 이런 책이 그만큼 팔려야 하는데. 오지랖을 부리게 된다. 청각장애인인 저자 #사이토하루미치 는 제목대로 목소리를 찾아 나선다. ..
모임을 가면 신나게 얘기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후회하는 타입이다. 이런 얘기 괜히 했나? 그냥 조용히 있을 걸 그랬나. 그러고 보면 막말과 혐오를 일삼는 사람들은 그런 고민도 안 하는데 말을 고르고 고르는 사람들만 상처를 받는다. 는 최지은 작가가 이런 얘기 해도 되나요 똑똑 문을 두드리는 책이다. 덕질 이야기 부터, 여성 연예인, 페미니즘, 다이어트 등 많은 소재를 다루지만 또 하나로 엮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 여성들이 살고 있는 현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현장을 뛰어 본 적은 없지만 어렸을 때 라디오 키드였고, 커서는 인디밴드 공연을 보러 다녔고, 공연도 다니고 영화도 많이 좋아했고. 지금도 그렇지만 나도 항상 덕질을 쉬어 본 적이 없다. 다만, 이젠 남자 연예인, 뮤지션을 좋아..
지금은 에세이의 시대다. 매일 수 많은 이야기가 쏟아진다. 잘 모르던 직업, 사람들의 이야기 물론 좋다. 하지만 좋은 마음으로 좋은 책이 나오는 건 아니다. 요즘 특히 한국 에세이에 불만이 쌓여서 모르는 작가는 우선 안 읽고 거르는 작가도 많아졌다. 1.책은 책이다. 칼럼을 묶는 경우, 책을 내는 시점에서 다시 쓰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시기가 지나 유효하지 않은 정보가 수정이 안 되거나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은 경우도 본다. 요즘 편집으로 분량을 늘리는 것도 자주 본다. 챕터가 짧으면 틈틈이 읽긴 좋으나 하나의 책으로 이어지지 않고, 결국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도 헷갈린다. 강연록을 책으로 묶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입말은 글과 다른데 그대로 실으면 녹취록을 보는 건지 헷갈린다. 신문 기사는 기사, 칼럼은..
#이토록명랑한교실 초등학교 특수교사인 저자의 에세이. 바로대출 도서로 읽었다. 아이가 사설 기관에서 4살 끝무렵부터 6살 초까지. 한 1년 정도 언어 치료를 받았다. 가는게 좋을리 없지만 어느 정도 적응하니 다른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아이들을 어떻게 대할지 모르는 내 자신에 당황했다. 노키즈존 얘기도 나오고 키오스크 문제도 그렇고. 작은 것 부터 큰 것까지 우리는 자꾸 어떤 이들을 배제하려고만 한다. 그게 편한 일일까? 자신의 눈에 안 보인다고 해서 알고 싶지 않다고 해서 그냥 살면 되는 걸까. 우리나라는 특히 장애인을 보기 힘든 나라다. 그 이유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다. 나오기 편하지 않고 갈 수 있는 데가 없고 이동할 수 없고 사람들이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환경 문제도 그 밖에 여러가지..
마이너 필링스 #도서협찬 #가제본 #마이너필링스 저자 #캐시박홍 출판사 #마티 2021년 8월 출간 예정 #예약판매중 *여러분, 하반기는 이 책입니다!* 책이 좋을수록 서평 쓰기가 어렵다. 사실 무슨 말이 필요한가. 내가 대단한 문장가도 유명인도 아닌데,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 이 말 한마디면 충분할 거다. 제목부터 끌렸다. 라니, 매력적인 제목에다가 한국계 미국인 시인이 썼다니, 이 책이다 싶었다. 기대 이상으로 읽는 내내 감탄하며 읽었다. 어떻게 이런 문장을, 어쩜 이런 생각을 했을까. 7개의 챕터로 나눠져서 주제는 조금씩 다르지만 저자가 한국계 미국인으로 살아오면서 겪었던 경험과 그에 대한 생각, 매체 비평 을 담고 있다. 간단히 정리하면 딱딱해보이지만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작가의 이야기로 시..
내 상황과 비슷하거나 내 맘 같다는 책을 만나면 오히려 청개구리처럼 그 책에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 빠지면 힘들고 제대로 읽지 못할까봐. 이 책도 그랬다. 작가는 애매한 재능으로 할 수 있는 걸 하며 살아왔다고 말한다. 글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극작을 전공하고 신춘문예도 내고, 연극도 하고 방송일도 하면서. 아이 셋을 키우며 집 한 켠 작업실에 먼지만 쌓여갈 때 동료 작가와 100일 글쓰기를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시간이 이 책의 바탕이 되었다. 마지막 챕터를 다 읽고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다. 그렇게 빠지지 않으려던 내가 책에 푹 빠졌다. 아 작가님도 그랬군요. 저도요. 아 진짜 이 일 너무 힘들어요. 어느새 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종종 에세이를 읽을 때 주변인 이야기가 나오면 불편해질 때가 있다.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