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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광이 여행자

솔빛시인 2022. 2. 24. 00:24

바로대출 도서 세 권 중에 이 책 한 권은 건졌다. (다른 책들은 리뷰 안 합니다..^^;)
소장해서 다시 읽고 제대로 리뷰를 쓰고 싶고 같이 읽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4일 정도를 손에 계속 들고 읽으며 집중하기 힘들었지만 반납일이 정해져 있고,
초집중해서 읽고 싶은데 아이 방학인 게 아쉬울 정도 였다.

과학철학자인 이언 해킹이 1997년에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부록을 쓰고 정리한 책. 2002년 출간됐고, 우리나라엔 20년 만에 번역됐다. (이제라도 읽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

19세기 말 부터 20년 정도 나타났다 사라진 둔주병. 갑자기 걷고 싶어 하루에 70km도 걸어가지만 몇 시간에서 며칠 동안의 일을 기억 못하는 사람들. 미치광이 여행자다. 책은 둔주병을 처음으로 본격적으로 알린 프랑스 한 가스 정비공과 의사의 얘기에 집중해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지적으로 봐도 흥미롭고 이야기도 재밌는데 각주가 많고 의학 설명이 쉬운 건 아니라서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 어렸을 때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을 배우고 싶었고 관심 많았는데 그 때 생각도 나고, 읽었던 몇 권의 책들이 생각났다. 최근에 읽은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도 떠올랐는데 이 책은 하나의 병이 실재한다는 게 무엇인지 심도깊은 고찰을 담고 있다.

정보 없이 읽기를 권하며 만만치 않지만 다 읽고 나면 분명히 만족하리라 생각한다.

다 읽고 나니 쓸쓸하다. 책을 반납해야 하는데 앞으로 돌아가 다시 뒤적인다.
둔주병이 사라지고 100년이 지나도 모든 게 다 밝혀질 수도 없고,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작가가 던지는 물음에 난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수많은 질병을 정의내릴 수 있는 걸까. 실재한다는 건 무엇일까. 읽고나면 표지의 사람의 뒷모습이 더욱 쓸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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