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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하루 시사 7일차

솔빛시인 2022. 3. 16. 07:01

#7일차 - 강원도 화재 기사들을 읽고

오늘 기사들을 읽으며 내 기억 속 사진처럼 남아있는 두 장면이 떠올랐다. 하나는 낙산사 화재 뒤 2년 지나 일하던 사람들 중 맘 맞는 사람들과 1박 2일로 간 강원도 여행이다. 낙산사는 한창 복구작업중이었는데 시간이 흘렀지만 그 흔적이 남아 마음이 아팠다.

두번째는 내가 겪은 재난의 기억이다. 고향에선 큰 수해가 여러번 있었는데 그 중 첫번째가 가장 컷다. 우리 동네는 다행이 피해가 크진 않았으나 한 동네는 말 그대로 물에 다 잠겼다. 물이 빠지고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중학생이었던 난 학교에서 주선해 더러운 물로 인한 감염을 막기 위한 주사를 맞는 과정을 어른들을 안내하는 봉사활동을 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관광버스 여러대를 보았다. 한 4,50대로 보이는 그들은 이런 곳은 처음이다라는 얼굴로 둘러보았다. 그리고 나에게 몇 마디 말도 걸었는데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썩 좋은 얘기는 아니었다. 봉사하러 온 거였겠지만 누가봐도 봉사하러 온 사람들처럼 보이진 않았다. 그때 알았다. 나에겐 큰 일이어도 타인에겐 아닐수도 있다는 것.

이번에도 화재 원인으로 방화와 담배꽁초로 나온다. 인간의 잘못이다. 가족과 이전에 경상도쪽에 지진이 일어날 때 서울에서 지진이 크게 일어나면 무슨 일이 생길까 얘기한 적이 있다. 집값이 떨어지겠지 라는 생각에 씁쓸했다. 안그래도 모든 게 서울 수도권 중심인데 예전보다 좀 나아진 걸로 보이지만 이런 안타까운 일이 벌어질 때마다 보도가 제대로 안되는 건 문제다.

이번에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신 분도 있다.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일이 담배꽁초 때문에 되풀이 되야 하는지.우리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는 걸 알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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