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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유감

솔빛시인 2021. 11. 21. 10:02



지금은 에세이의 시대다. 매일 수 많은 이야기가 쏟아진다. 잘 모르던 직업, 사람들의 이야기 물론 좋다. 하지만 좋은 마음으로 좋은 책이 나오는 건 아니다. 요즘 특히 한국 에세이에 불만이 쌓여서 모르는 작가는 우선 안 읽고 거르는 작가도 많아졌다.

1.책은 책이다.

칼럼을 묶는 경우, 책을 내는 시점에서 다시 쓰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시기가 지나 유효하지 않은 정보가 수정이 안 되거나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은 경우도 본다. 요즘 편집으로 분량을 늘리는 것도 자주 본다. 챕터가 짧으면 틈틈이 읽긴 좋으나 하나의 책으로 이어지지 않고, 결국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도 헷갈린다. 강연록을 책으로 묶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입말은 글과 다른데 그대로 실으면 녹취록을 보는 건지 헷갈린다. 신문 기사는 기사, 칼럼은 칼럼, 책은 책이다.

2.작가의 직업이 보이는 문체

처음에 다양한 직업의 작가들을 만나는게 좋았는데 수많은 책이 쏟아지다 보니 읽으면 이 작가의 직업까지 알 수 있다. 방송인, 언론인, 법조인 등 작가 이력을 보지 않아도 몇 장 읽으면 짐작 가능하다. 하지만 책으로 덜 다듬어진 문체는 독자의 몰입을 방해한다. 읽다보면 이건 판결문인지, 대본인지, 기사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투박해도 진솔하게 쓴 문장이 좋다고 생각한다.  

3.일기는 일기장에 쓰세요

좋은 에세이는 독자에게 말을 건다. 하지만 혼잣말하는 에세이가 많다. 독자는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없고 혼자 이야기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는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책은 이 세상에 나온 의미가 있어야 한다. 그 의미가 작가보다 세상을 향해 있어야 한다.

4.자기 이야기를 하세요

에세이에 자신이 아는 사람이 이야기가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게  자신의 이야기를 위해 도구로 쓰인 느낌을 준다면 좋은 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모든 이야기를 쓸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이야기를 다 쓰면 안 된다. 글을 쓸수록 윤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나만이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라는 자만에 빠진다면 좋은 책이 나올 수 없다. 의사나 교사, 변호사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 직업이 그들의 이야기를 다 쓸 수 있는지 꼭 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좋은 에세이도 많지만 점점 읽어도 그만인 책이 많아진다. 좋은 에세이는 소설만큼 쓰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수 많은 책 속에서 세상 한 켠을 비출 수 있는 좋은 에세이를 만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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