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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인구

솔빛시인 2021. 11. 21. 08:11

#도서협찬 #잔류인구
저자 #엘리자베스문
출판사 #푸른숲
2021년 10월 29일 발행

엘리자베스 문 작가는 김초엽 작가의 추천으로 알게 됐다. #사이보그가되다 에서 언급된 #어둠의속도 를 통해 관심이 생겼고 1996년도 작품인 <잔류인구>를 운좋게 서평단으로 책을 만나게 됐다.

지구를 떠나 콜로니라는 행성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사업권이 소실됐다고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게 된다. 불안하지만 대부분 이주에 동의한 사람들과 달리 70대인 오필리아는 여기서 살다 죽겠다고 다짐한다. 숲에서 숨어있다 혼자 남게되고 여러 집을 오가고 시스템을 관리하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곳에서 벌어진 통신을 듣게 되고 원래 이곳에 살고 있던 이들을 만나게 된다.

작가는 장애인, 여성, 노인 등 소수자를 주제로 삼아 지금도 통하고 앞으로도 인류가 고민해야할 문제를 그려낸다. 단순히 그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내면 심리 묘사와 오필리아의 가족, 이주를 담당하는 사람들, 외계인들의 반응을 통해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괴동물로 보여지는 외계인 원주민들이 주인공을 관찰하며 서로 얘기하는 장면을 보면 그들은 오필리아를 수호자라고 생각한다. 같은 인간은 늙고 필요없다 판단한 사람을 외계인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이 아이러니가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중심 내용이다. 외계인은 또한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자 노력한다. 오필리아가 말을 가르쳐 주는 장면을 보며 영화 혹성탈출의 시저를 떠올렸다. 인간이 기술을 훔쳐갈까 걱정하지만 그들은 이미 이 행성에 원래 살고 있던 주민이었다. 빠르게 언어와 기술을 습득하는 모습은 놀라웠는데, 침범한 건 인간, 지구인이었고. 나도 모르게 인간 위주로 생각하고 있었구나 새삼 깨달았던 장면이었다.

이렇게 외계인의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오필리아는 보여준다. 외계인의 다음세대도 편견없이 대하는 그를 인간은 이해 못한다. 마지막을 보면 주인공이 얼마나 큰 일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건강하고 젊지 않아도 노인 뿐만 아니라 외계인도 다 고귀한 존재라는 걸.

#잔류인구 #어둠의속도 를 읽어보니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진다. 20년 전 정도에 이런 이야기를 만들었다니, 그때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얘기기도 하지만 그래서 우리 모두가 어울어 살아가도록 많은 사람들이 읽고 얘기 나눴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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