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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먹이

솔빛시인 2022. 4. 7. 22:00

#도서협찬 #나의먹이
저자 #들개이빨
출판사 #콜라주출판사

난 들개이빨 작가님의 오랜 팬이다. 정식 연재 전 만화를 볼 때 부터 아 이런 유머이라니. 이런 얘기라니, 이게 바로 내 맘같은 만화이구나 생각했다.
나서는 게 어렵고 때로 질투하지만 결국 눈에 안 띄는 걸 택하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이야기. #먹는존재 #족하 등 다 읽고 단행본도 소장하고 있다. 그래서 종종 궁금했다. 요즘 작가님은 어떻게 지내실까.

그리고 그 답이 이 책으로 나왔다. #나의먹이 이 책을 하나로 정의하는건 어렵다. 레시피도 나오고 각종 요리 재료에 대한 정보도 있는데, 또 작가님 사는 얘기도 있고
음.. 그러니까. 이 책은 들개이빨 작가의 먹이 탐구생활이다. 작가는 ‘꿔보’라는 단어를 정의하며 이 책을 시작한다. 꿔다놓은 보릿자루의 준말 ‘꿔보’ 유명인들이 모이는 모임에 갔다가 ‘꿔보’를 체험한 작가는 자신의 처지를 그 단어로 삼는다. 그리고 그는 새로운 작업은 도통 안 나오는 보릿고개를 맞아 좋은 먹이를 값싸게 구하고 요리조리 구워삶아 먹는지 노하우를 늘어놓는다.

작가의 글과 그림을 따라가다 보면 어디선가 콩 삶는 내음이 나고, 오도독 견과류 하나를 물고 싶어지다가 어느새 아 이걸 이렇게 먹어볼까 고민하는 나를 발견하고 움찔 놀란다. 채소로 시작해 우유, 고구마, 술로 마무리 되는 먹이 찾기 여정은 마지막 이 책을 쓰던 도서관에서 지낸 시간들로 막을 내린다.

세 번 정도 웃다가 눈물이 찡 나는 걸 반복하다보면 그래 사는게 별 게 있어 라는 생각이 든다. 친환경과 그냥 일반 농산물을 고민할 때, 조금 더 싼게 있지 않을까 들었다 놨다 하는 이런 인간의 마음은 다 비슷하지 않은가.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하므로 값싸고 맛도 어느 정도 괜찮은 먹이를 찾아 한 입 먹는 순간, 이만하면 살 만하지. 꿔보면 뭐 어때! 작가는 이야기가 감정과잉과, 수치심, 열등감, 자학으로 점철됐다고 얘기하지만 독자는 또 그런 이야기에 위로 받는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다음에도 작가님 신작이 나오면 바로 버선발로 마중나갈 거다. 그때까지 좋은 먹이 잘 먹고 잘 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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