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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2022)

솔빛시인 2022. 6. 9. 16:35

브로커 제작 소식과 예고편을 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건 이 영화가 감독 이전 작품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그 질문이었다.
어제 개봉날 본 것도 스포를 피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빨리 확인하고 싶었다.

기대는 크지 않았다. 공개된 내용만 봤을 때 ‘어느 가족’과 비슷하게 느꼈고 보니까 역시 그랬다. 물론 주제가 완전 똑같다고는 생각 안한다.
그땐 현실을 보여주는 것에 더 집중했다면 ‘브로커’는 다들 이럴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조금 더 따뜻한 영화다.

영화는 중반까지 손발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결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지 모르겠다.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을 제외하고 감독의 거의 모든 영화를 봤고 비교하면 이렇게 편집이 튀고 대사가 튄다고 느끼는 것도 처음이었다. ‘어느 가족’은 혈연은 아니어도 같이 산지 오래된 설정이니 이 가족은 가족이 되어가는 초반이라고 보면 어느 정도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연기 톤은 다 다르고 감독도 이걸 하나로 묶을 생각은 없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본에서 제작한 영화는 그래도 감독의 세계안에 있는 느낌인데 ‘브로커’는 각자의 연기를 잘 하는데 삐그덕 거리며 굴러가고 몇 장면에서는 좋았지만 영화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높진 않았다. 대사도 직설적이다. 아마 일본어로 쓰고 번역한 걸로 보이는데 (각본이 감독인 걸 볼 때) 수정을 거쳤겠지만 일본 영화만큼 자연스럽지 않다. 그리고 대사가 영화를 직접적으로 다 말해준다는 점도 아쉽다.


(아래 스포 주의)










‘어느 가족’과 비교할 때 차이점은 배두나와 이주영 배우가 맡은 형사들이 나온다는 점이다. 그들은 그 동안 보아온 형사들과 달라보인다. 관객의 시선으로 보이기도 하고 관찰자 입장에서 그들을 추측하거나 판단하기도 한다. 우선 배우들이 연기하느라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오는 씬은 차안이 대부분이라 한정된 공간과 주로 둘이 주고 받는 대화는 뭔가를 보여주기 참 어렵다. 그래도 두나 배우나 주영 배우가 차문을 내리고 전화하거나 뭘 먹으면서 연기하는게 자연스러웠다.

‘브로커’는 이렇게 배우들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생각보다 이지은 배우의 비중이 크고, 연기도 와닿았다. 송강호 배우는 밀양에서 역할과 비슷했다. 강동원 배우의 언뜻 보이는 소년미에 놀랐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장면은 다섯 장면 정도 꼽자면, 옥상 씬, 관람차에서 소영이 자신의 이야기를 기사로 바꾸어서 얘기할 때, 태어나줘서 고마워, 두나 배우가 아기를 안을 때, 엔딩
꼽아보면 주요 장면이 후반에 몰려있다. 이야기가 늘어지는 부분이 있고 예상이 돼서 그게 아쉽다.

기사로 바꿔서 얘기할 때 처음 눈물이 났는데 그 이야기가 꼭 우리 현실 같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해외 입양, 버려지거나 죽는 아이들이 있고 우린 기사 한 줄로 만날 뿐이지만 그 안에는 삶이 있다. 두나 배우가 아기를 안을 때 아기는 돌고 돌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안아보고 여기까지 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건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고 혼자서 키울 수 없다는 걸 보여준다. 소영의 말처럼 좀 더 일찍 만났다면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텐데, 이걸 개인의 책임으로 물을 수 있을까.

연기 잘하는 반가운 조연 배우들도 많이 나온다. 백현진 배우도 나오는데 몇 장면 안 나오는데 비슷한 연기를 하는데도 인상에 남는다.

요약하면 감독 팬 보다는 배우 팬들이 반가울 영화. 지루할 수 있지만 엔딩이 좋았기에, 끝까지 보셨으면 좋겠다. 감독의 작품 중 최악으로 생각하는 ‘태풍이 지나가고’ 보다 나았다.
최고작은 여전히 ‘걸어도 걸어도’ 와 ‘원더풀 라이프’ 아마 바뀌기 힘들지 않을까. 다음엔 감독이 일본에서 찍은 영화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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