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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빛시인의 집
#쓰지못한몸으로잠이들었다 사자마자 백은선 시인님과 김나영 평론가 글을 먼저 읽었다. 재작년 자음과 모음 유튜브에 나가서 뵈었던 김나영 평론가님 기획이니까 응원하는 마음이었는데 책을 읽으니 또 나와는 뗼 수 없는 이야기었다. 육아하는 분들은 공감하겠지만 이런 책은 내 삶과 밀접하니 한 문장 또 한 챕터 넘길 때마다 이런 저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래서 잠시 책을 접어두고 있었다. 며칠 전 책친구 님 피드를 보고 생각나서 카페인 충전 (이라고 하지만 디카페인..^^;) 하러 가는 길에 이 책을 집었다. 아이 학원 보내고 집 앞 단골 카페에서 책을 읽는 시간. 아이 방학이라 더 소중한 시간이다. 육아는 다 다르면서 또 비슷하기에 공감할 내용도 많았고 고민거리도 비슷하면서 또 글을 쓰는 분들은 이런 ..
나오자 마자 사두고 항상 그렇듯 쫓기듯 읽었지만 리베카 솔닛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제목부터 매력적인 이 책은 ‘1936년 봄, 한 작가가 장미를 심었다.’ 라는 첫 문장이 챕터마다 변주된다. 3번째 챕터까지 읽고 그 사실을 알았고 다 읽고 나니 무릎을 탁 칠수 밖에 없었다. 그 문장은 챕터를 관통하며 읽다보면 헤매는 독자를 위한 이정표였다. 역자 후기에 이 책이 여러편의 에세이가 뒤섞였다는 비판도 있었다는 언급이 나오지만 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이 분명했고 형식과 주제, 묘사가 하나의 이야기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이 책이 매력적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라고!’ 하며 답답할 독자에겐 조금 더 차분하게 들여다 보시라 이야기 하고 싶다. 오웰의 장미에서 시작하는 물음이 ‘빵과 장미’의..
2021년 올해의 책으로 추천했던 #랭스로되돌아가다 를 재독했다. 막독 모임에서 같이 읽었고 어제 모임이 있었다. 계획했던 시간보다 충분히 읽지 못해 개인적으로 아쉬웠으나 모임에서 다양한 얘기를 나누었다. 그가 소극적인게 아닌가. 결국 백인이고 기득권일 수 있다, 젠더 이야기까지 난 짚어내지 못했지만 생각해볼 만한 여러 얘기를 들었다. 난 다시 봐도 좋았던 점은 제목 부터 책이 하고자 하는 말을 길을 잃지 않는 다는 점.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 수치심을 제대로 들여다 본다는 점. 그리고 내 개인적인 상황과도 맞닿았다는 것. 소위 우범지역에서 자라난 나는 항상 고향을 떠나고 싶었다. 집도 마찬가지다. 집은… 간단히 얘기하자면 좋은 게 별로 없었다. 내가 집을 벗어나는게 내 성공의 척도였다. 하지만 아이를 키..
#도서협찬 #지금시작하는평등한교실 저자 #페페연구소 기획 출판사 #동녘출판사 ‘평등한 교실’이 가능할까? 책 소개를 읽고 알고 싶다며 서평단을 신청하면서도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추천사에도 나오지만 나도 잘못하면 맞아야 하고, 공부 잘하는 학생을 당연히 편애하던 교실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물론 그때도 좋은 선생님을 만났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답답하기만 했다. 지금은 체벌도 안되고 선생의 권위를 지키기도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는 시대이다. 이 세상 모든게 안 좋아지는 거 같은 절망 속에서 이 책을 읽었다. 의문은 놀람과 감탄으로 바뀌었다. 이 책은 페미니스트 페다고지를 실천하는 저자들이 자신이 어떻게 실천했는지 경험담을 기록해서 하나로 묶었다. ‘페미니스트 페다고지’란 서문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이 나와..
#도서협찬 #아래층소녀의비밀직업 저자 #스테이시리 옮김 #부희령 출판사 #우리학교 어렸을 때 이런 책을 읽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내가 꼭 십대가 된 것 마냥 얼굴이 달아오르고 손을 꼭 움켜쥐었다가, 한숨 쉬다 웃다 코끝이 찡해졌다. 아이 밥 준비하다가도 잠깐 틈나는 시간에도 손을 놓을 수 없는 재미와 감동까지. 책띠에 있는 찬사가 괜한 게 아니었다. 제목의 아래층 소녀는 조 콴 이란 이름의 중국인 열일곱살 소녀다. 그는 모자 디자인을 하고 싶단 꿈이 있었으나, 결국 모자 가게 에서 잘리고 가고 싶지 않았던 자신이 자랐던 페인씨 집 하녀로 다시 들어간다. 자신을 돌봐주는 올드 진, 친구인 같이 일하는 노에미 등이 있으나 조는 자신의 처지에 만족하지 않는다. 옳은 말은 못 참고, 자신의 주장을 할 줄 알고..
매년 연말 속초 동아서점 은 감사문고 기획전을 합니다. 선물하기 좋은 책들을 소개하는데요. 매년 주제는 다르고요. 아이가 유모차를 탈 때 처음 가봤던 동아서점은 지금도 항상 그자리에 있어줘서 감사한 서점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서점이에요. 속초 갈 때마다 들리는데 올해는 못가서 아쉬웠는데 디엠으로 주문도 가능해서 감사 문고에 소개된 두 책을 들였습니다. 올해 주제는 희망의 얼굴들 입니다. #사로잡는얼굴들 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나이 든 동물들의 사진들을 모았어요. 저도 동물권을 알게 되면서 관심있게 보지만 실천을 조금씩해도 항상 죄스러운 마음이 있는데요. 왜 인간은 제 수명을 다 누리길 바라면서 동물은 그러지 못하는가 이 물음을 안고 아이와 같이 보려고 합니다. #휴먼스 는 감사문고로 알게 됐어요..
2022년 11월 간단한 수술 후 회복과 감기와 축농증으로 고생했던 한 달. 오래 읽고 있던 책 몇 권을 마무리하고 다양하게 읽었던 한 달. 권 수 보다 다양한 목록이 맘에 든다. 거의 다 추천할만한 책이었다는 것도 좋고. 그림책도 많이 읽었는데 한 두 권 읽은 건 포함하지 않았다. 포함안된 책이 몇 권 있을텐데 나중에 포함해야지. 나름 힘들었던 한달이라고 생각했는데 책과 좋은 사람들 덕분에 이겨냈다. 작가와의 만남도 여러 번 참석하고. 경혜원 작가님 팬 되고. 권정민 작가님도 만났던 올해 기억에 남을 한 달. 기록을 다 못 남겨서 아쉽지만. 나중에라도 남겨야지. 읽어보세요! 라는 책엔 별을 붙여야지. 1. #두더지잡기 2. #나답게생각하기 ⭐️ 3. #사회시간에그리스로마신화읽기 ⭐️ 4. #서사와자기서..
나이 먹을수록 내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고맙고 귀하다. 요나단의 목소리를 읽으며 어릴 적 나와 친구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두서없는 얘기겠지만 그 이야기를 조금 풀어놓고 싶다. 난 미션스쿨인 중학교를 다녔다. 우리 집은 종교가 없었지만, 집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라 간 거라 특별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옆 고등학교까지 같은 재단이라, 추수감사절 행사하고 한달에 한번 기독교가 과학적으로도 우수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영화 보고. 그때도 아이들은 반은 자고 반은 딴짓하고 나처럼 좀 보는 애는 거의 없었다. 보면서도 이게 사실일리 없다고 생각했지만… 매주 ‘종교’ 시간이 있었다. 그땐 애들이 거의 다 자는 시간이었다. 정년퇴임을 앞둔 선생이 성경에 나온 얘기를 해주었지만 자습을 더 많이 했고 나도 기억나는 ..
다락방의 미친 여자 2장 감염된 문장 여성 작가와 작가가 된다는 것에 대한 불안 1장에 이어 여성 작가가 왜 불안했는지 그 배경과 이유를 살펴본다. 제목은 에밀리 디킨슨의 시 “감염된 문장은 새끼를 친다”에서 따왔다. 1장에 나온 여성의 이미지가 천사와 괴물, 공주와 광적인 여왕 대립 뿐이라면 여성이 글을 쓰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여성 작가는 왕처럼 들리게 할까? 왕에게 응수할까? 물음을 던진다. 최초이자 최고의 문학 심리사 연구가는 해럴드 블룸이다. 그는 문학사 모델을 남성적, 가부장적으로 봤다. 남성 선배들은 여성 작가가 자신의 작가로 정체화하는 방식을 설명할 수 없으므로 여성 작가에게 작가가 되는 것의 불안으로 다가 온다. 그래서 선배 여성 작가를 찾는 과정에서 감염과 쇠약을 발견하지만 ..
크루얼티 프리 #도서협찬 #크루얼티프리 저자 #린다뉴베리 출판사 #사계절출판사 나는 지구에 사는 인간으로 죄가 많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게 두려웠다. 하지만 기후 위기가 턱 밑까지 올라왔다, 아니 이미 시작됐다고 생각하기에, 이 책을 두렵지만 떨리는 마음으로 읽었다. 저자는 어린이, 청소년 소설 작가로 오랜 시간 환경 단체를 후원하고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목 크루얼티 프리 란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제품이란 뜻이다. 제목도 생소하고 내가 잘못한 것만 생각하다가 서문부터 빠져서 즐겁게 읽었다. 기후 위기가 즐겁다?! 라니 맞지않는 표현 같지만 작가는 심각한 현실을 얘기하면서도 계속 기운을 북돋아준다. 난 반려 동물을 키우지 않고, 사실 동물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항상 마음 찔리는 게 있..